검색

[기고] “나는 한미 FTA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이주현   |   2011-12-13

▲필자 이주현.     © 안성신문
한미 FTA가 지난 11월 22일 국회에서 한나라당의 날치기로 비준되었다. FTA(자유무역협정)는 말 그대로 국가 간 관세를 없애거나 최소화해 무역의 장벽을 없애는 것이다. 시장을 개방하여 물자나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해 교역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FTA는 무조건 반대할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는 수출 중심의 경제정책, 즉 무역이 큰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다. 조선, 반도체, 휴대폰, 철강 등 세계 1등 상품의 배출이 가능한 것도 세계시장이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제3세계가 기술발전을 이루고, 약 3억의 인구가 절대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시장개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미 FTA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한미 FTA가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심화할 것이기 때문에 반대한다. 양국 사이에 FTA를 체결하면 이익을 보는 산업이 있고 피해를 보는 산업이 있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피해를 보는 산업 분야의 피해를 파악하고 대책을 세운 후에 사회적 합의를 통해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민주당, 공화당의 합의 하에 상·하원에서 초당적으로 한미 FTA를 비준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가장 피해가 큰 농업에 대해 중앙 정부부터 지방자치단체까지 피해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안성시에서 한미 FTA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를 가졌으나 피해에 대한 자료가 없어 30분 만에 회의를 마쳤다는 것이 단적인 예이다. 자동차를 비롯해 수혜를 보는 산업은 대미수출이 늘어나고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가 비정규직으로 채워지고 그 이익이 온전히 자본의 이익이 될 거라는 데 있다.

한미 FTA 비준 후, 전경련, 경총을 비롯한 경제 5단체는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진보정당과 노동자와 농민을 대표하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전국농민회와 시민사회 단체는 국회비준을 반대하였고 지금도 비준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미 FTA가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고 누구의 이익과 권리를 빼앗아가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1%의 이익을 위해 99%가 피해를 보는 한미 FTA를 나는 반대한다.

한미 FTA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불평등한 협정이기 때문에 반대한다. FTA협정문 1,500쪽을 비준한 우리와 달리, 미국 의회는 이행법안 80쪽만 승인했다. 우리에게 한미 FTA의 법적 지위는 조약으로 법률보다 우위에 있지만 미국은 한미 FTA 이행법을 통해 미국법과 FTA가 상충 시 자국법이 우선함을 명시했다.

미국의 투자자는 협정 위반을 이유로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한국의 투자자는 미국정부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명시한 것이다. 이른바 ISD(투자자-국가 소송제) 조항의 불평등이다.

김하늘 인천지법 부장판사를 비롯한 166명의 현직 판사가 대법원 산하에 한미 FTA 연구를 위한 공식적인 테스크포스팀(TFT)의 구성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대법원장에게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창원지법 이정렬 부장판사의 발언이다 “이른바 ISD 조항에 따라 대한민국 주권인 사법권을 대한민국 법원이 아닌 외국 중재기관에 넘기는 것은 주권을 판, 나라를 판 것이다.”

이주현(소통과 연대 운영위원)

 
뒤로가기 홈으로

인기뉴스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안성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