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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우주의 곡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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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목 2010-10-12


▲세 가지 다른 성질을 가진 곡면들. 맨 위에는 공모양, 중간에는 말안장 모양, 그리고 아래에는 평면을 보여준다. 이들 곡면에 삼각형을 그리고 내각의 합을 구해보면 180도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평면뿐이다. 실제 우리 우주의 성질은 에너지 밀도를 경계 밀도로 나눈 값인 에 의해 결정된다. (그림 출처: NASA/WMAP 홈페이지, http://map.gsfc.nasa.gov/universe/bb_concepts.html)      © 안성신문

이제 우리는 우주가 어떻게 팽창하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에 거의 이르렀다. 그러나 아직도 한 가지 꼭 알고 있어야 할 것으로 우주의 곡률이라는 것이 남아 있다.

곡률은 기하학적 개념으로 어떤 곡선이나 곡면의 휘어진 정도를 나타내는 양이다. 예를 들어 원이나 공과 같이 단순한 구조를 가지는 물체의 곡률은 반지름의 역수로 표현할 수 있다. 만약 반지름이 크면 곡률은 작아진다. 결국 직선이나 편평한 평면의 곡률은 0이다.

우리는 공간의 구조를 나타낼 때 1차원 곡선이나 2차원 곡면에 대해서는 비교적 쉽게 형상화할 수 있지만 3차원 이상이 되면 그림으로 나타내기 어렵다. 물론 3차원 모양을 표현하는 방법이 있지만 아래에서 이야기하려는 기하학적 성질을 보여주기는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1차원이나 2차원에서의 개념을 더 확장하면 3차원 이상의 공간에 대해서도 곡률이라든지 휘어진 정도라든지 하는 것을 정의할 수 있다.

위의 그림은 공모양, 말안장 모양 그리고 편평한 모양 등 세 가지 종류의 면을 보여준다. 위 두 가지는 곡면이라 부르고 편평한 면은 평면이라고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들 모두를 곡면이라 부르자. 이들 곡면에 삼각형을 각각 그려본다. 여기서 삼각형이란 세 점을 정의하고 그 점들 사이의 거리를 최소로 만드는 선을 그어 만든 형태를 말한다. 우리는 대개 맨 아래에 있는 평면에 그린 삼각형의 성질에 대해 어려서부터 배워왔다. 특히 삼각형의 여러 가지 성질 가운데 아직도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내각의 합이 180도라는 사실일 것이다. 그 밖에도 고등학교 수학책에서는 사인 법칙이니 코사인 법칙이니 하는 것을 배운 사실을 기억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법칙’들은 모두 평면 위에 삼각형을 그렸을 때만 적용되는 것들이다. 그러나 맨 위의 공 표면에 있는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보다 크고 중간의 말안장 표면에 삼각형의 경우에는 180도보다 작다. 이렇게 도형의 성질은 그 공간의 특징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 공간에서도 똑같은 사실이 적용된다. 우주에서 거대한 삼각형을 그리고 그 내각의 합이 180도가 되어야 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방법으로 우주의 기하학적 성질을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기하학을 적용해 건물도 설계하고 도면도 그릴 수 있는 이유는 지구의 크기에 비해 아주 작은 영역에서만 도형을 그리기 때문이다.

우주의 기하학적인 성질을 직접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우주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 밀도 (즉 단위 부피당 에너지)를 구하면 가능하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우주의 기하학적 구조가 에너지 밀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예측한다. 아래 그림에 있는 세 가지 구조는 우주의 에너지 밀도가 경계밀도보다 큰지, 작은지, 같은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림의 라는 부호는 우주 에너지 밀도를 경계 밀도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경계 밀도보다 밀도가 큰 우주는 가장 위에 있는 경우이고, 작은 우주는 중간 것이며 경계 밀도와 정확히 같은 우주는 맨 아래의 경우이다. 경계 밀도는 현재 우주 팽창 속도를 측정하면 계산할 수 있는 양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주는 어떤 경우일까? 불과 얼마 까지도 관측을 통해 판단을 내리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천문학자들이 우리 우주는 편평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 이유를 지금은 설명하기 어렵지만 앞으로 차츰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이형목(서울대 자연과학대학 물리ㆍ천문학부 교수)



기사입력 : 201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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