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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우리 경제 또 하나의 부담
장명국   |   2016-10-05

 

 

▲ 필자 장명국.    © 안성신문

경제는 흐름이다. 수출 투자 소비 중 경제흐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비이다. 현재 우리 경제는 수출이나 투자에서 활로를 찾을 수 없으니 특히 소비확대를 위해 정부나 기업이나 가계가 어떻게 해야 할까를 판단해야 한다.

 

서민가계는 이미 가계부채에 빨간불이 들어와 소비를 더 늘리기가 어렵게 되어 있다. 결국 정부나 기업이 내수 소비를 어떻게 추동하는가에 따라 향후 경제전망이 결정될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그래서 11조원의 추가경정예산도 긴급 투입했다. 국내총생산액 1500조원의 1%도 안되는 금액이다. 그 금액으로는 어림도 없다. 기업은 갈수록 움츠러들고 있다. 해운 조선 등에서 시작된 불황의 서곡은 전 산업으로 파급돼갈 것 같다. 한진해운의 사례에서 보듯 정부도 재벌도 구조조정에서 모두 몸 사리기에 여념이 없다.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니 파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와 영세업자 생업 백척간두 위에

 

대우조선 처리는 그 파급효과가 더 클 것이다. 한진해운 등 해운업에서 1만여명의 고용위기를 초래했다면 대우조선 등 조선업에서 10만명 이상의 직장 불안정성을 가중시킬 것이다. 여기에 OECD 국가 중 노령화 속도가 1위인데 소비의 주체인 중장년층들은 갈수록 소비를 줄이고 있다. 장기 저성장이 아니라 자칫 일본이나 유럽처럼 마이너스 성장이나 0% 성장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소비절벽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입법예고로부터 4년을 거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9월 28일부터 시행됐다. 지금보다 경기가 좋았던 2013년경에 김영란법 원안이 통과되어 바로 실시되었다면 더없이 좋았을 것이다. 해운업이나 조선업의 구조조정처럼 시간을 질질 끌어오다 막판에 국회에서 김영란법 원안에 없는 사립학교와 언론을 대상에 집어넣어 논란이 되고 있다.

 

4만919곳의 대상 중 학교 2만1201곳, 사립학교법인 1211곳, 언론 1만7210곳으로 적용대상을 늘려 법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지만 사립 초중고는 촌지라는 관행으로, 언론은 스스로 제4의 권력으로 자처하다가 국회의원들에 의해 철퇴를 맞은 것은 어찌 보면 자업자득이다.

 

골프장은 이 법으로 거품이 걷혀 합리적 소비로 변할 수 있다. 가장 타격을 입을 업종은 1만6천여 꽃집과 8328가구의 화훼농가를 비롯한 자영업자들이고 사보 잡지 등 정기간행물을 발간하는 7천여 곳의 영세 인쇄 출판업자들일 것이다. 촌지 접대골프 향응을 받아온 사람들 때문에 농어민 등 자영업자들과 영세업자들의 생업은 백척간두에 서 있다. 이 법으로 인해 소비절벽과 고용절벽이 온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청탁금지법은 권력과 권한을 가진 사람들에게 경고와 반성을 촉구하는 법이다. 그러나 이 법이 민생을 어렵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생업을 짓누르고 실업자를 양산시켜서는 안된다.

 

김영란법 적용대상과 범위, 현실적으로 축소시켜야

 

어떻게 해야 할까. 최대 1년간 시행해 보면서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 10만원은 지키되 적용 대상범위를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축소시켜 이 법이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현장에서 이 법은 머지않아 유명무실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유신 때도, 5공화국 때도, IMF 외환위기 이후 1999년에도 화환 경조사 등에 대한 ‘건전가정의례준칙’을 강화했지만 화훼농가 등의 반발과 소비위축, 미풍양속에 반한다는 여론의 압력으로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이 법이 건전한 소비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소비절벽으로 추락할 것인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처럼 주기적으로 면밀히 소비와 고용의 통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국회에서 관련 제 법규를 신속하게 개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진해운이나 대우조선처럼 우리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건전한 내수 활성화에 따른 민생경제와 일자리 창출은 이 시대 최고의 선이다.

 

장명국(내일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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