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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다시 경제위기가 올까
장명국   |   2016-09-20

 

 

▲ 필자 장명국.    © 안성신문

1997년 IMF 외환위기의 충격이 너무 심해서였을까. 당시 우리 국민들은 “단군 이래 최대 경제위기”라고 말했다. 한보에서 시작해 기아자동차로 불붙은 부도위기는 급기야는 외환위기로 치달아 결국 30대 그룹 가운데 16개 그룹이 해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협력 하청 중소업체들의 연쇄부도 등으로 200만 실업자들이 거리를 방황했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해체되거나 매각 또는 흡수 합병되어 100년 이상 된 조흥 상업 제일 한일은행의 이름이 역사에서 사라졌다. 외환위기 직전 정치권은 당파 싸움으로 날을 지새웠고 관료들은 뒷짐만 지고 나 몰라라 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과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이 한보와 기아를 연상시키는 것은 왜일까.

 

물론 지금은 18년 전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 외환보유고는 3700억달러일 뿐만 아니라 무역 및 경상수지 흑자가 연속되어 오히려 달러가 많아 걱정거리가 될 정도로 상황은 정반대이다. 또한 국제신용평가사인 S&P 등은 우리 한국경제의 신용등급을 일본은 물론 G2인 중국보다도 높여 영국 프랑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저력과 경제인들이 노력한 결과이다.

 

 

외환·금융위기 아닌 고용위기 닥칠 가능성 높아

 

그렇지만 변동성이 큰 현대사회에서는 위기는 언제나 닥칠 수 있다. 위기가 온다면 과거와 같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가 아니라 고용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해운업에서 시작한 고용위기는 조선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저유가에 따른 해외 건설의 수주 급감 등으로 건설업의 고용 역시 어려워지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인공지능 기술이 전 산업 분야로 확대된다면 고용구조가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확대되면 운전기사들은 직장을 잃을 것이고 자동차 보험업무에 종사하는 직업도 사라질 것이다. 만일 전기자동차가 빠른 속도로 확대되면 사실상 엔진은 없어지고 변속기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이 분야에 종사하는 자동차 기계공업의 고용은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물론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낼 것임은 틀림이 없다. 또한 경제시스템을 잘만 운용한다면 로봇 등 기술의 발전으로 노동시간은 대폭 줄어들어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지금은 정치권이 싸울 시간 여유가 없다. 다가오는 고용위기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진해운은 해운업계에서 세계 7위, 한국 1위 재벌 대기업이고 부도위기로 치닫고 있는 대우조선은 산업은행 관리하의 세계 2위 조선업 대기업이다. 재벌그룹도 정부도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과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18년 전 외환위기 직전과 상당히 유사하다.

 

지금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는 지난날보다 훨씬 어렵다. 우선 세계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아직도 빠져 있고, 특히 미국이 앞장서 보호무역을 강화시키고 있어 세계무역은 줄어들고 있다. 그 반영이 해운과 조선업의 장기불황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경제 역시 상반기 수출이 -9.9%로 줄어들고 있으며 투자도 7월 11.6%나 줄고 있다. 유일한 돌파구가 내수 소비증가인데 이 역시 밝지 않다. 양극화와 장시간 노동 때문이다. 세계경제나 우리경제가 장기하강국면으로 가고 있으니 고용위기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하고 중소기업 세제혜택 늘려 양극화 줄여야

 

답은 오히려 쉽다. 정부나 대기업이 앞장서서 최저임금을 인상해 양극화를 줄이면 된다. 고용을 줄이는 대기업에 대해 최고 세율을 높이는 세제개혁을 하루빨리 하여 고용을 줄이지 않고 동시에 소비가 줄지 않는 최소한의 역할을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한다. 고용위기에 관한한 정부와 국회는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사실 재벌 대기업에게는 혜택만 주었고 미운 털이 박힐 경우에만 세무조사라는 칼을 휘둘렀을 뿐이다.

 

또 상생 동반성장이라는 구호는 요란했지만 결과와 내용은 성과 없이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고용의 저수지는 중소협력업체들인데 이들의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니 고용위기와 소비절벽은 눈앞에 오고 있다. 고용을 유지하는 중소기업들에게는 세제 등에서 크게 도움을 주는 파격적인 발상이 요구되는 때이다.

 

장명국(내일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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