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기고] 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이주현   |   2016-08-16

 

 

▲ 필자 이주현.     © 안성신문

8월 1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찬에 참석한 광복군 출신 김영관 전 광복군동지회 회장은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정하자는 주장은 ‘헌법위배’, ‘역사왜곡’이라고 대통령 면전 앞에서 정면 비판했다. 그러나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린 이 광복군 노장의 애국어린 발언도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을 바꾸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또다시 “건국 68주년”을 언급했다. 이는 헌법 위배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다. 헌법은 3·1운동 후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을 대한민국 건립시기로 명시하고 있다. 이승만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 시점으로 보는 것은 ‘뉴라이트’ 계열의 주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말한 안중근 의사의 순국 장소도 틀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순국 장소가 중국 ‘하얼빈’이라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에서 1909년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고 중국 ‘뤼순 감옥’에 갇혀 그곳에서 순국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평생을 이 땅의 광복을 위해 싸우다 순국한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광복절에 안중근 의사의 순국 장소를 틀리게 발언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28일 체결된 ‘위안부’ 한일합의에 대한 원천무효 여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경축사에서 ‘위안부’ 언급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대신 박근혜 대통령은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이라 짧게 언급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다. 매주 수요집회가 열리고 8월 14일에는 세계 ‘위안부’ 기림일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피맺힌 “한일합의 원천무효” 외침을 또다시 외면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드배치의 당위성 주장에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사드배치 역시 북한의 무모한 도발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자위권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주장을 다른 이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사드가 북한 미사일에 효과가 있는지 근거자료를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국민을 설득할 자신도 없으면서 한반도 평화를 건 도박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박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사드 외) 다른 방법이 있다면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외교, 남북대화,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국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 보다. 아니면 이러한 국민의 외침을 불순세력, 외부세력의 주장으로 판단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민을 외부·불순세력으로 본다는 것은 두렵기까지 한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헬조선’으로 표현되는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을 부정했다. 오히려 이러한 용어가 우리나라를 비하하는 신조어라고 평했다. 또 “자기 비하와 비관, 불신과 증오는 결코 변화와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없다”고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눈에는 자기 비하와 비관에 빠질 수밖에 없는 흙수저 청년들과 비정규직 노동자 등 이 땅의 서민들이 정권에 대한 불신과 증오로 일관하는 국민으로만 비춰지나 보다. 이같은 시각을 가진 대통령에게 서민의 삶을 이해하기를, 국민과 공감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애당초 잘못된 일인지 모른다.

 

이주현(소통과연대 대표)

 

 

 

뒤로가기 홈으로

인기뉴스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안성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