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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민간주도 창조경제 여건 만들어야
장명국   |   2016-07-12

 

 

▲ 필자 장명국.    © 안성신문

브렉시트의 여진이 외환 금융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다. EU의 중심 독일계 글로벌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위험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는 등 시장과 금융당국으로부터 생존가능성을 의심받고 있다.

 

도이체방크가 발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이 은행의 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2015년에 약 72조8천억달러에 달했다. 전 세계 최대 규모다. 2015년 말 기준 독일 국내총생산(GDP) 3조4678억달러의 21배에 달한다. 도이체방크뿐 아니라 이탈리아가 난리다. 2010년 이탈리아 중앙은행(BOI) 총재였던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현 젊은 총리 렌치가 금융기관 부실채권을 둘러싼 처리 문제로 갈등을 벌이는 것 역시 브렉시트의 여파다. 2008년 미국 월가의 금융위기는 지금까지 중국을 제외한 세계경제의 장기 경기침체를 촉발했다. 간신히 회복국면으로 들어갈까 했는데 다시 브렉시트 여파로 세계경제는 더 심한 침체기를 맞이할 것 같다. 미국에 이어 영국, 그리고 유로존 전체가 세계경제를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 핀란드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 창조경제에서 배워야

 

세계경제 침체는 수출 대기업 중심의 우리 경제에 직격탄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 한국경제는 중국경제의 고성장 덕에 잘 버텼다. 그러나 지금은 1인당 소득 1만달러의 중국이 우리가 구사하던 ‘추격형 경제’를 다 따라잡아 더이상 나아갈 길이 없다.

 

우리는 3만4천달러의 일본을 추격해 소득 2만8천달러까지 쫓아왔다. 우리는 오랫동안 일본에서 배워왔다. 이대로 가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도 답습하게 되어 있다. 여기에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한 중국과의 관계 악화도 불가피하다. 우리 경제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지 않으면 안되는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은 일본의 25년 전인 1990년대 초보다 세계경제 여건과 한중관계가 더 나쁘다. 중국은 독일의 제조업 4.0전략을 배우고 있다. 우리도 독일에서 배워야 한다. 그렇지만 독일 일본 중국 등 정부 주도형으로는 한계가 있다. 미국 핀란드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 창조경제에서 배워야 한다. 창조경제 없이는 좋은 일자리 창출도 없다. 민간주도형 창조경제의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크리에이티브(창조) 코리아는 말의 성찬에 불과하게 된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전국에 18개 만들어졌다. 그러나 잘 진행되고 있지 않다.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다. 재벌 대기업들에게 한 군데씩 맡겼지만 성과는 거의 없다. 대기업들은 세계경제의 장기 불황속에서 자신을 지키기에도 급급하다. 1997년 외환위기 때 30대 재벌 중 16개가 망한 경험이 있고 2008년 금융위기 때 자금난으로 휘청거린 경험이 있다. 740조원을 쌓아놓고도 어쩔 줄 몰라 불안해한다.

 

정부와 금융기관을 믿는 기업인들은 거의 없다. 오로지 방어경영 전략을 펼칠 뿐이다. 이런 재벌 대기업에서 창조경영이 나올 리 없다. DNA가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가 도와주어야 할 일인데 기업에 강제로 맡겼으니 좋아할 턱이 없다. 정부는 18군데에 인프라만 깔고 손을 떼어야 한다. 정말로 원해서 할 사람에게 하라고 해야 한다. 작지만 용감한 벤처형 중소기업들에게 맡겨야 한다. 물론 실패할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곳에서는 창조경제가 꽃피지 않는다. 지금까지 창조경제는 공무원들이 간여하고 예산이 투입됐다. 예산을 쓰면 감사를 받으니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성공도 실패도 없었다. 정부의 인식부족과 공무원의 무사안일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작지만 용감한 벤처형 중소기업에 맡겨야

 

창조경제에 예산을 투입해서는 안된다. 정권이 달라지면 감사와 수사의 칼바람 때문에 창조기업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들어가서도 안 된다. 실패를 각오한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정부와 공무원은 돈 대신 서비스만 해주면 된다. 은행 등 금융기관 대신 망해도 좋은 벤처 캐피털이 활동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실패한 투자에 대해 배임으로 몰 수 있는 나라에서 벤처 캐피털이 나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경제위기의 시계바늘이 재깍재깍 다가오고 있다.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이 여소야대 3당 체제를 만들어준 근본 이유를 깊이 생각하기 바란다.

 

장명국(내일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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