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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장에는 ‘냄새’가 있다
안성신문   |   2016-02-03

 

 

그동안 자행돼온 일부 언론들의 왜곡된 보도는 시민들 사이에 ‘기레기’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기자쓰레기의 약어인 기레기는 어쩌면 지금의 언론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대변하는지 모르겠다. 보내준 대로 확인 없이 보도하는 언론, 자본의 광고를 기사로 만들어 배포하는 언론, 강자에 대한 지적은 주저하면서 약자에 대한 지적은 거침없는 언론, 현장에 다가가길 주저하는 언론, 이들 모두 ‘기레기’라는 신조어를 들을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

 

기자가 현장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냄새’이다. 누구든 현장을 담은 영상과 사진, 글을 보고 기사를 생성해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당시 현장에서 어떤 ‘냄새’가 났는지 모른다. 현장에는 분노가 있고, 고통이 있고, 웃음이 있고, 행복이 있다. 그곳에서는 땀 냄새, 눈물 냄새, 사람 냄새가 난다. 어떤 현장은 더러운 돈 냄새가 진동하기도 한다. 때론 메케한 캡사이신 냄새도 있다.

 

기자는 그곳에 있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 팽목항은 바다 냄새와 눈물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이러한 냄새는 곧 분노와 절규의 냄새로 바뀌었다. 농민 백남기 씨를 두 달이 넘도록 깨어나지 못하고 만든, 물대포와 캡사이신으로 인권이 유린됐던 2015년 11월 14일 오후 6시 56분 서울 민중총궐기대회 현장도 분노와 절규의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2월 27일 찾은 옛 일본대사관 앞과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은 끝나지 않은 아픔의 냄새가 났다.

 

현장의 냄새는 기자의 코를 타고 가슴 깊이 자리 잡아 기사로 만들어진다. 글 솜씨가 없어도 이러한 기자는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현장의 냄새를 아는 기자는 기사를 쓰면서 그 현장의 기억이 떠올라 때론 분노하고, 때론 눈물을 흘린다. 남의 기사의 내용이나 핵심을 살짝 돌려쓰는 속칭 ‘우라까이’ 기사를 생성해내는 기자는 분노도 눈물도 없다. 그냥 ‘일’을 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저널리즘’은 없다.

 

기자는 수많은 권력자와 자본가를 만나 그들과 친분을 쌓게 된다. 일부 기자들은 이 과정에서 정체성을 잃는다. 땀 냄새, 눈물 냄새, 분노와 절규의 냄새를 맡으러 현장에 가기보다는 분 냄새, 돈 냄새, 술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권력과 자본에 굴한다. 아니 그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과 자본이 기자 자신에게 있다는 망각 속에 빠져들어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이때부터 기자는 그들의 대변자로 약자를 짓밟고 진실을 왜곡한다.

 

‘미디어몽구’라는 1인 미디어를 아는가? 몽구는 인터넷 블로그를 만들어 주류 매체가 애써 외면하는 현장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는 약자의 목소리를 담아 세상에 알린다. 주류언론의 왜곡기사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그의 영상을 보고 진실을 알게 된다. ‘진실’은 언론이 지켜야 할 사명이다. 몽구는 그 ‘진실’을 지키고 있다. 그는 기자질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 시대와 역사의 기록자이다. 미디어몽구가 진짜 언론이다. 우연히 광화문에서 만난 몽구에게서는 ‘사람’ 냄새가 났다.

 

몽구를 보면서 많은 기자들은 그의 자유로움에 부러움을 느낀다. 그러나 그 자유는 그가 스스로 쟁취한 것이다. 초창기 기자 타이들도 없는 그가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2005년 12월부터 1인 미디어 활동을 해온 몽구는 끝까지 현장을 지켰고, 이제는 시민들은 물론 기자들도 인정하는 ‘진짜 기자’가 됐다. 이처럼 시대의 기록자 몽구는 동 시대를 살아가는 기자들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주고 있다.

 

안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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