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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너진 원칙에 기생하는 사람들
안성신문   |   2015-12-08

 

 

안성시 행정의 원칙이 무너졌다. 아니 시 행정에 원칙이 존재했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퇴보했다. 시장과 시의원 등 선출직들은 시민을 위한 행정으로 판단 받기보다는 단체 비위 맞추기에 열을 올리고, 자신의 일신에만 관심이 있는 일부 공직자들은 아첨으로 이들 품에서 기생한다.

 

현재 지역사회의 큰 관심 중 하나는 하수민자사업(BTO) 중도해지 협상 결과로 모아지고 있다. 협상 결과에 따라 하수요금 추가인상 폐지는 물론 기존 하수요금 인상폭이 줄어들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중도해지 협상을 이끌어나갈 주무부서는 지난 8월 신설된 ‘민자사업개선추진단’이다.

 

민자사업개선추진단은 시의회 승인을 받은 부시장 직속 정식부서로, 2016년부터 독립적으로 회계를 운영해야 함이 원칙이다. 그러나 내년도 본예산안에는 민자사업개사업개선추진단의 독립예산이 단 한 푼도 편성돼 있지 않다. 아니 민자사업개선추진단 예산이 문화체육과 예산 안에 숨겨져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실제 하수민자사업 중도해지 협상과 관련한 사업비를 심사받기 위해 시의회 상임위원회실에 들어선 사람은 민자사업개선추진단 단장도, 부시장도 아닌 문화체육과 과장이었다. 하수민자사업과 전혀 상관없는 문화체육과가 자신의 부서 사업도 아닌 다른 부서 사업비를 심사 받으러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상식 밖의 행정이 일어난 배경에는 무너진 안성시 직제와 인사가 있다. 현 시 직제상 문화체육과장은 민자사업개선추진단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러나 상임위 예산심사를 받으러 들어온 문화체육과장은 자신이 민자사업개선추진단 부본부장이라고 밝혔다. 이게 무슨 말인가. 정식 인사이동 없이 그것도 한 사람에게 두 개 부서의 실질적인 부서장의 임무를 맡겼다는 것인가. 이는 행정의 원칙을 완전히 무시한 발언이다. 인사는 차 한 잔 마시면서 ‘그래 당신이 맡아서 해봐’라고 하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시의회는 문화체육과장이 민자사업개선단 예산을 설명하자 반발하고 나섰다. 황진택 부의장은 시의 원칙에 어긋난 예산편성 행태를 질타했다. 사실 시가 이런 식으로 예산을 편성, 심사를 받으러 나선 것은 시의회를 완전히 무시한 행태이다. 원칙대로라면 독립 편성된 민자사업개선추진단 예산을 팁장급인 단장이 아닌 부시장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 민자사업추진단이 향후 추진해야 될 사업의 중요도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시가 취한 행태는 납득할 수 없다.

 

시의회 질타가 이어진 이날 안성시에 없었던 것은 ‘원칙’뿐만이 아니었다. 문제를 바로잡아야 할 황은성 시장도, 시의회를 대표해 문제제기를 해야 될 유광철 의장도 모두 안성에 없었다. 이들은 선진지 견학을 떠난 이통장들을 격려한다는 명목으로 12월 7일 제주행 비행기에 함께 몸을 실었다. 정례회 회기 기간임에도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도 여행(?)을 떠난 그들에게는 내년도 안성시 살림살이보다 이통장들이 몰고 다니는 표심이 더 중요했을 것이다.

 

안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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