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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다시 헌법 전문을 생각한다
장명국   |   2015-11-24

 

 

▲ 필자 장명국.    ©안성신문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뜨겁다. 한국 현대사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어렵고 복잡한 문제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차분히 생각해보면 문제의 실마리가 쉽게 풀릴 수 있다. 논쟁이 심해지면 감정이 앞서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한국사 교과서와 같은 중대한 문제는 헌법 전문을 다시 읽고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우리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로 시작한다. 이어서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고 되어 있다.

 

 

‘3·1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의 법통 이어야’ 명시

 

우리 헌법 전문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국민들이 스스로 정치와 경제 등을 선택한다는 의미이다. 국정교과서로 할 것이냐 검정교과서로 할 것이냐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관점에서 본다면 선택의 폭이 큰 검정교과서가 정답이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정치에서는 경쟁과 유권자의 선택을 통해, 그리고 경제도 경쟁과 소비자의 선택을 통해 사회가 작동하는 원리이다. 일방적 획일적으로 주어지는 방식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한다.

 

한국사 국정화 논란의 핵심은 건국 시기와 건국 주체이다. 대한민국의 건국이 1919년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인가, 아니면 1948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의 주도하에 선포된 대한민국 정부수립부터인가가 핵심이다. 우리 헌법전문은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의 법통’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어떠한 한국사 교과서도 헌법 전문에 반하는 내용을 기술할 수는 없다.

 

제헌헌법을 공포한 관보 제1호에도 대한민국 30년 9월 1일(대한민국정부공보처 발행)로 명시되어 있으며 제헌헌법 전문도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3·1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라고 시작한다. 우리 헌법은 1919년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해야 하며 대한민국의 건립도 1919년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다. 3·1운동은 아시아 민족해방운동의 시작이었다. 그해 5월 4일에 중국에서는 5·4운동이 일어났고 7월에는 인도에서 반영 민족해방운동이 있었다. 우리가 전 국민의 항쟁인 3·1운동을 건국의 기초로 헌법에 명시한 것과 달리 북한헌법은 ‘김일성 동지께서는 영생불멸의 주체사상을 창시하시고 그 기치 밑에 항일혁명투쟁을 조직 령도하시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창건하시였다’로 한 개인이 창건자이자 시조로 명시하고 있다.

 

누가 공화국을 만들었으며 언제부터 공화국이 만들어졌는가는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 헌법과 북한 헌법은 여기에서 명백하게 차이가 난다. 전 국민의 항쟁이냐 개인의 영도냐, 그리고 우리 대한국민의 건국일이 남쪽의 1919년이 맞느냐, 아니면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1926년 이후(김일성 주석이 14세 때 조직한 타도제국주의동맹부터 시작된다면)냐의 차이다.

 

 

우리 헌법과 북한 헌법의 명백한 차이

 

각자 주장의 자유는 있다. 그렇지만 역사의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시간이 가면 진실은 명백해진다. 그러나 우리 대한민국 내에도 북한의 사고와 유사한 논리가 최근 만들어졌다. 이른바 대한민국의 창시자는 이승만 대통령이고 건국일은 1948년이라는 것이다. 개인 중심의 역사관으로 건국시기까지 늦추려 한다.

 

이 논리는 일제 36년 치하의 민족해방운동을 경시한다. 오히려 일본 식민통치가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이루었고 이를 계승하여 1945년에서 1948년 사이의 미군정의 지도하에 1948년 대한민국이 건립되었다는 논리다. 헌법 전문에도 위반되고 국민정서에도 맞지 않고 역사적 사실과도 배치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명백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고 있다. 극우는 극좌와 통하는가.

 

장명국(내일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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